나는 중국학을 전공중인 학생이나, 중국어는 정말정말로 무지했다.
말하기 부끄럽지만 갓 20살 때는 중국어로 내 이름 석자도 소개할 줄 몰랐었다.
블로그나 각종사이트에 독학후기를 많이 읽어봤지만 대부분 어느정도 알고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서
나처럼 정말 생초짜는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에 대해 궁금할 분들이 계실 것 같아 글을 쓴다.
참고로 이 글은 당연히 광고도, 협찬도 없이
단지 성조와 병음에 멘탈이 털린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나는 졸업을 위해 6급까지 따야하는 사람이라( 말도 안됨 )
4급 - 5급 - 6급 순서대로 공부하고, 4급은 한번 쳐보고 떨어져도 재응시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
중문과 학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IBT로 응시했고, 휴학 중이라 탕차이니즈라는 업체에서 시험을 신청했다.
회원가입시 급수별 2회 모의고사 응시권을 주고 시험 응시하면 해당급수의 모의고사 응시권을 8개 정도 주더라.
게다가 사무국에 비해 응시장소 선택폭이 넓어서 바로 탕차이니즈로 결제했다.
* 여기서 팁!
대학교 재학 중인 분들 가운데 교내에 '공자 아카데미'가 있는 분들이 있을텐데,
있다면 HSK 시험을 교내에서 치르게 해주고 응시료도 폭풍할인해주니 꼭 활용하시길 바란다!
IBT의 경우 응시료도 8만원으로 큰 부담이니 최대한 할인받으시길...ㅠㅠ
나는 중국어 기본능력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8월 30일~ 10월 12일까지 한달 반 정도 공부했다.
생각보다 공부시간이 오래 걸려서 다른일과 병행하기는 조금 힘들었다. 기초가 없었던 탓인듯.
책은 '맛있는 중국어 신HSK 4급'과 '북경대 신HSK 실전모의고사 4급'을 썼다.
원래는 기본서인 '맛있는 중국어'만 가지고 공부를 했으나 2주 정도 남은 시점부터 불안감과
실전 연습이 부족하다는 위기감이 닥쳐와 모의고사 중 고난도에 속하는 북경대 모의고사를 샀다.
맛있는 중국어 신HSK 4급
독학하기에 최적이었다. 다짜고짜 암기식은 전혀 못하고 꼭 설명해줘야 넘어가는 사람인 나로서는 가장 잘 맞았다.
서점에 가서 기본서 6개를 다 읽어보고 그 중에 가장 이해하기 쉽고 보기 좋은 책으로 골랐다.
설명하는 문장들이 명료하고 짧아 눈에 쏙 들어오는데다 중요한 내용은 콕 찝어서 파트마다 한장에 모아놨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게 세세한 풀이와 바로 이어지는 연습문제.
그리고 예문 속 왠만한 단어들은 바로 밑에 정리가 되어있다.
예문에서부터 모르는 단어 필기하다 질려서 포기하고 싶게 만드는 그동안의 기본서에 비하면
학생들의 눈높이를 많이 고려했다고 느꼈다.
조금 아쉬운 점은 본문에 수록된 단어들이 다 외우기 벅찬 단어들이 많았다..
높은 급의 단어들 중에서도 '굳이 이걸 달달 외워야하나'싶은 것도 표에 정리되어 있어서
공부하는 사람의 적당한 유연함이 필요하다. 물론 외우면 손해될 것은 절대 아니었지만.
부록으로 제공된 모의고사는 실제 시험보다 약간 쉬운느낌?
그래도 방심하면 주루룩 틀릴 정도여서 적당히 긴장감이 필요할 때,
북경대 모의고사 풀다가 토 나올 때 풀어줬다.
수능치면서 수많은 문제집을 샀었지만 문제집의 구성과 기획력이 대단하다고 느낀 건 처음이였다.
저자가 아닌 편집자의 능력일까...?
가르치는 스킬이 뛰어난 1타 강사라기 보다는 중국어에 도가 튼 노인이 낸 책같은 느낌...ㅋㅋㅋㅋ
북경대 신HSK 실전모의고사 4급
학교 수업도 북경대 책으로 많이 했었기 때문에..^^
북경대에서 나온 문제들이 어떻게 더러운지 익히 알고 있어서 놀랍진 않았다.
진짜..문제가 어렵지 않고 더럽다..
특히 듣기가 최강인데, 그 와중에 한 여자 성우는 말을 말도 안되게 빨리해서
그 성우가 나올 때마다 헛웃음이 나왔다...그냥 어이 없어서 한 귀로 흘리게 됨.
머리 빠질 것 같이 4회분 푸니까 감도 착 잡히고 실전도 좀 쉽게 느껴지긴 하더라.
굳이 다 풀 필요는 없었다.
참고로 검색하면 '북경대꺼 풀다가 시험 치면 쉽게 느껴졌다'는 몇년 전 글이 많은데
요즘 실제 시험도 상당히 어려워져서 그 정도는 아니였다.
북경대보다 좀 정직한 문제정도로 출제되더라.ㅎ
문제 체감 난이도는
맛있는 모의고사 < 맛있는 기본서 << 탕차이니즈 ≤ 실제 시험 << 북경대 였다.
탕차이니즈 옛날 모의고사는 아주 쉬우니 꼭 최근에 출제된 것으로 풀자.
공부 계획, 순서
기본서가 듣기 9개, 독해 10개, 쓰기 13개의 파트로 나뉘어져있었고
딸려오는 단어장이 1200단어를 40일로 나눈 단어장이었다.
그래서 하루 기준으로
듣기 한파트 + 독해 한파트 + 단어 2일치(60개)
↓단어 10일치 쌓일 때 마다 복습(300개)
쓰기 한파트 + 단어 2일치(60개)
↓단어 10일치 쌓일 때 마다 복습(300개)
기본서 부록 모의고사 or 기본서 2회독 + 해커스 4급 필수단어 55개
↓틈날 때 유튜브 '파고다 n월 적중인강' 보기
북경대 모의고사 or 탕차이니즈 모의고사 + 오답 + 모의고사에서 모르는 단어 암기
순으로 공부했었다. 기본서 2회독은 취약한 쓰기와 듣기 파트 일부분만 했다.
모의고사 들어가기 전까지는 뭔지도 모르고 기계처럼 공부 했는데
단어장을 한번 다 떼고나니 갑자기 진도가 쑥쑥 나갔다. 역시 언어는 어휘 싸움..
특히 중국어는 문법이 단순한 언어이기 때문에 문장 구조는 외워주고 가는게 낫다.
나도 문제 많이 풀면 어순이야 익혀지겠지~ 했는데
부사어와 보어가 엄청나게 헷갈리는 바람에...결국 외웠다.
이렇게 한바닥 정도로 대충 정리되어서, 그냥 외우고 가자.
그리고 IBT는 병음을 외우는게 중요하고 PBT여도 분명 아는 단어인데도 듣기에서는 전혀 모르겠는 경우가 태반이라
후반부에는 단어장의 병음만 보고 한자와 뜻 맞추기를 반복했다. 병음이 진짜 거기서 거기라 뒤돌아서면 까먹어서
시험 전날까지 하나라도 확실히 외우는데 초첨을 맞췄다.
공부를 조금 해보면 알겠지만 한자보다 병음과 성조가 중국어의 악이므로...한자랑 뜻 안다고 절대 넘기지 말자ㅠㅠ
쓰기 2부분
아마 독학인들의 가장 큰 번뇌일 것이다.(엉엉)
쓰면 쓸 수록 답없는 작문인데다 이게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는 점이 정말 스트레스다.
나도 이 부분이 가장 답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찾은 방법은
유튜브 파고다 적중인강과 공식 암기다. 광고 아니고..공부하기 싫어서 검색하다 발견했다.
유튜브에서 무료고 부문별로 10분 내외의 액기스만 짚어주는 영상이다.
매월마다 만드는 것 같던데 그냥 최근 2년 위주의 영상을 골라보면 된다.
공부하기 싫을 때나 막막할 때 핸드폰으로 보면서 유용한 부분만 캡쳐해서 보관해 놓았다.
쓰기 공식이나 헷갈리는 개사구 등을 알려주니 독학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충족되기 딱이다.
근데 계속보면 멍때리고 안일해져서 일주일에 2개 정도만 본 것 같다.
아무튼 여기에서 나오는 공식과 강사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만능공식들을 합해
딱 이것만 외웠다. 수많은 단어가 나오는데 이런 공식 한두개 외운다고 어떻게 적용하나 했는데
문장구조 외우고, 공식 몇 개 외우고, 답지에 있는 모범답안 문장 2개 정도 외우니 감이 잡히더라.
4급은 미사여구보다 확실한 어순과 단어만 있으면 되는 거라 독학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시험장
나는 천안 CM세무회계학원 시험장을 골랐다.
천안역(야우리) 바로 근처라 접근하기가 용이했기 때문이다.
학원이 매우 오래 되었지만 시험치는데 불편한 건 없었다.
감독관이 중국인인듯 했는데 시험 중간에 핸드폰으로 계속 소리내서 앞자리 사람이 결국 째려보고서야 조용해줌..
헤드셋 소리설정을 무조건 100으로 해놓고 시작해도 실제 음성파일이 전혀 크지 않다고 감독관이 신신당부했다.
처음 설정창에서 작게하면 시험 중간에 조절해도 그 이상으로 크게는 못한다고 하니
최대로 올려놓고 시끄러우면 나중에 조절하자.
내가 시험칠 때는 나 포함 3명이 쳤고, 다 다른 급수여서 중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질까 걱정했는데
막상 시험치니까 내꺼 보기에 급해서 나갔는지도 몰랐다.
아래는 시험치고 나와서 바로 적은 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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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안됨 - 탕차이니즈 모의고사에서는 되는데 실제론 아예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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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1분전 들어가서 1번 문제 보고 있어야함 - 59분에 시험지가 뜬다. 1번 문제랑 예제 빠르게 눈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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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파일이 다음 문제로 넘어가면 시험지도 자동 이동됨. 마우스로 계속 누르고있어도 안된다ㅜ - 무슨 말이냐면, 듣기가 3번 문제를 다 들려주고 4번 문제로 넘어갈 때의 빈 시간에 내가 10번 문제 미리 해석하려고 10번을 누르고 있어도 mp3 파일 넘어가는 순간 4번으로 돌아옴. 그 잠깐 틈 활용이 조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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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별 1번 문제는 이동 안되는듯? - 듣기 파트1 마지막 문제에서 파트2 예제로 넘어갈 때는 시험지가 또 수동으로 넘겨햐 하는 것 같았음...
뭘까 이 시스템 -
다른 문제 봤다가 다시 가면 선택지 순서 계속 바뀜 일부러 그런듯 - 3번 문제 풀다가 모르겠어서 일단 넘기고 4번 문제 풀고 다시 오면 3번의 보기 1, 2, 3, 4가 순서가 바뀌어있음. 난이도 올리려는 의도로 예상하는데 가장 당황스러웠음.. 시간이 촉박하니 보기가 헷갈려서 큰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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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관 엄격한 분위기 아님 종종 소리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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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 2 부분 알파벳 abc말고도 쳐지니 조심할것 - 탕차이니즈 모의고사에서는 ABC말고 다른 알파벳은 아예 써지지가 않는데 실제론 Z나 V가 써진다. 긴장하면 은근히 실수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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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1부분 문장 끝에 점 안찍어도됨. 안찍힘 - 이것도 탕차이니즈와 다른 점. 그냥 순서배열만 하면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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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1부분 드래그 했다가 다시 집어넣는거 불가능 - IBT는 마우스로 긁어오는 형식인데 한번 내려놓으면 다시 보기 박스로 못집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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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gou 최신판이랑 조금 다름. shift만 눌러도 영-중 변환 가능, 마우스로 그려서 쓰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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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시간 빨리 줄어듬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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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하고 책 반입 불가능
생각보다 탕차이니즈가 제공하는 모의고사랑 다른 점이 소소하게 있었다. 그래도 IBT를 준비한다면 꼭꼭 미리 연습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익숙해지면 시간이 여유롭고 실수가 줄어들더라. 이른 아침이라 배고프고 잠올까봐 걱정했는데 그냥 긴장하니 둘 다 해결되었다. 후기 참고하셔서 읽고 계신 여러분도 꼭 한번에 합격하셨으면 좋겠습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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