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2일 새벽 1시 기준입니다. 광고 아닙니다.

긴급한 상황에 처해 검색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으니 자세한 설명은 맨 뒤에 적고 중요한 정보를 앞에 나열하겠습니다.

연중무휴 24시가 아닌 곳 (당시 연락안된 곳)

김기혁 동물병원 : 031-618-8275

투현 동물병원 : 070-4067-7858

 

펫25시 동물병원 : 031-655-6941

 

코리아 동물병원 : 031-656-0524

 

비전 동물병원 : 031-651-1175

 

분당25시 동물센터 : 031-605-5119

 

블리스 동물병원 : 031-666-7582

 

 

유일하게 전화받은 곳

24시 핸즈동물의료센터 : 031-8077-2115

고양이, 강아지는 기본적으로 진료 가능했습니다. (그 외 동물 모르겠음)

공식 블로그 주소 : http://blog.naver.com/prologue/PrologueList.nhn?blogId=24hands (광고 아니야..아니라고..ㅠ)

 

문제는 여기 위치가 동탄입니다.

주소 :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 969-3 우성ktx타워 2층

동탄역 바로 근처 2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평택 소사벌 기준 카카오 택시 요금

예상 요금 : 4만 5천원                 예상 소요시간 : 30분

실제 요금 : 5만 3천 440원           실제 소요시간 : 20분

인데 기사님이 엄청 밟으시고 신호도....해서 나온 금액이니 참고바랍니다.

기사님 배차 받자말자 전화드려서 강아지가 있는데 괜찮냐고 물어봤습니다.

 

챙겨갈 것

아이 넣을 가방, 지갑을 필수로 챙기시고

담요, 평소 자주 먹는 간식이나 장난감은 추가로 챙기시면 좋습니다.

배변패드, 물그릇 등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추가로 아시면 좋을 것

1. 031-120 에 전화해도 모릅니다. 

 

2. 제 경우는 강아지가 떨어지는 사고였고, 한뼘 남짓의 침대에서 미끄러져 떨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돼지 멱따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며 사지를 뻣뻣하게 있다가, 잠시후 안으니 눈의 초점이 막 흐려지며 약간의 사시끼를 보였습니다.

평상시 안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늘 눈을 똥그랗게 뜨고 몸에 긴장을 주는 것과 달리 마취를 한 듯한 모양이었습니다. 자꾸 누우려고 합니다.

좋아하는 간식을 주며 반응을 살피자 점차 의식이 돌아오는 듯 하였으나 노령의 아이라 바로 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머리, 폐 엑스레이와 기본 검진 후, 육안상 문제점은 없으나 혈액검사와 2일간의 입원으로 경과를 지켜보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뒤따라오는 가족들을 기다리기위해 1시간 반 가량 추가 검진 결정을 미루고 있으니 선생님께서 수시로 살펴봐주시며 '이제까지 멀쩡한 것을 보니 괜찮겠다'고 귀가를 권유해주셨습니다.

 

3. 병원의 분위기는 매우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였습니다. 놀란 저를 달래고 다정하게 말해주시는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님이 심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 진료를 봐주신 선생님 명함을 들고왔는데 잃어버렸어요..ㅠ

 

4. 총 진료비 9만원 좀 못되게 나왔습니다.

- 엑스레이, 기초검진, 야간진료비(3만원) 등등

 

노령견을 기르는 입장에서 평택에 살게되자 말자 각종 사이트를 뒤져 24시 동물병원을 저장해놨었으나 아무 소용없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이였다면, 여러곳을 통화하면서 지체한 시간이 골든타임이였을 생각이 들어 눈앞이 깜깜합니다. 모쪼록 저와 같은 경험은 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이 글을 활용하는 일도 없길 바랍니다. 


위 전화를 받지 않은 곳들은 24시 응급실이 있다고 홍보한 곳도 있지만, 인터넷에 한 두분 정도가 운좋게 연락에 성공해 심야진료를 받았다는 후기만보고 연락한 곳도 있습니다. 24시라 말하고 24시 운영을 하지 않는 곳에는 참 화가 나지만, 위에 적어드린 모든 곳이 그런 거짓말을 한 곳은 아니라는 점 알려드립니다. 또 당연히 다른날에는 진료가 가능 수도 있습니다.

 

정말 연락되지 않았다는, 광고가 아니라는 증거

당일 통화내역 전부 캡쳐했습니다. 

동탄 24시 동물병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휴대전화'라고 적혀있는것이 전화를 받은 것입니다.

 

택시비 지출 내역..ㅠ

개인정보는 다 편집했습니다.

 3월호인데 4월 1일이 되어서야 읽었다. 3월에 뭐에 홀린건지 패션 잡지를 3권이나 샀기 때문도 있고, 자격증 공부에 아르바이트에... 핑계거리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마리끌레르를 구매한 이유는 커버에 있다. 형광빛 타이틀과 공효진. 언제나 매력적인 그녀의 주변에 나열된 불편하지 않은 문장들을 본 순간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호를 한 단어로 말하자면 책. 시작을 여는 편집장님의 말부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편집장으로서 '육아휴직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휴직 후 당신은 지금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겠다는 글. 점점 패션 잡지들이 페미니즘의 논조를 외치긴 했으나, 편집장이 이런 말로 잡지를 여는 시대가 오다니. 새삼 감개무량해 잠시 침묵했다. 원래 마리끌레르는 시즌별 패션쇼를 잘 정리한 부록이 등장할 때만 구매했었는데, 학창시절부터 엄마 눈치를 보며 모으던 것들이 이제는 꽤 부피가 크다. 그래서 내게는 추억이 있는 잡지이기도 하다.

 이번 19년도 3월호는 창간기념호였는데, 그래서인지 서정적인 목소리가 강했다. 창간기념호 다운 두께와 분량에 하루종일 매달려 줄을 쳐가며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보통 그 달의 잡지는 1개씩만 구매하던 것과는 다르게 3개를 구매했는데, 마리끌레르의 내용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모노톤으로 잘 써놓은 글에 아름다운 화보, 예쁜 의도가 더해지니 좋지 않을 수 없다. 어줍잖게 남성의 목소리를 끼우지 않은 점. 명예 남성을 언급한 인터뷰.. 꼼꼼히 읽으며 맞다, 그랬었지 소리를 절로 중얼거리게 만드는 튼실한 내용이었다.

 


아쉬운점

  이번호는 20명이 넘는 여성들에게 페미니즘을 묻는 기사가 가장 메인인 듯 했다. 기획의 의도는 좋았으나 정형화된 질문으로 수십명을 인터뷰하니 조금 긴 느낌이 있었다. '페미니즘이란?' 이라는 굵은 텍스트를 둘러싼 수많은 인터뷰이의 답으로 마인드맵 모양의 레이아웃을 짰다면 더 읽기 쉬웠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이번호에는 디올의 옷이 유독 여러번 겹쳐 등장했다. 물론 디올은 사랑스럽지만!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아닐까? 디올의 19년 ss를 충분히 감상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자. 

 

 

 

 잡지를 오랫동안 보니까 '저런건 이렇게 고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고, 갑자기 내가 잡지계 혁신을 이끌 방법을 찾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고등학교 때 생활기록부에 적을 정도로 고치고 싶은, 잡지에 너무 많은 외래어와 외국어. 코팅지 특유의 냄새(이부분은 많이 개선된 것 같다.)에 이어서 오늘은 사진과 텍스트(캡션)간 멀고 먼 거리가 아쉬웠다. 놓치는 것 없이 다 읽으려다보니 3번 치마..4번 바지..하며 손가락을 쭉- 제품 사진에서 문장으로 끄는 건 50쪽 안에 지치고, 결국 대충대충 읽게 되기 때문에.

내가 책임지는 지면이 생긴다면 도전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나는 2019년 3월에 응시했고, 경기도 평택시 청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치렀다.

시험장에 가보니 20대 초반이 대부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응시 중이었다.

나는 2주 동안 독학했고,

포토샵은 원래 어느 정도 쓸 줄 알았으나 시험이 요구하는 기능은 처음 써보는 게 많은 사람이었다.

합격 결과 너무 늦게 나와..

 

고득점자는 아니니 딱 합격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할 팁!

합격 확인하자마자 메모장에 호다닥 써놓은 것이니 말투 유의해주세요 :)

 

1. 응시 버전과 연습하는 버전은 일치할수록 좋다.

버전 다른 거로 연습해오셔서 실제 시험장에서 4번 문제 제출 못하신 분 봤음..

왠만하면 버전 맞는걸루 하자. 나는 CS6 영어 버전 응시함

 

2. 시나공, 도움 된다.

책이 꼼꼼하게 잘 되어 있어서 따로 찾아볼 게 없었음.

꼭 시나공아니여도 될 것 같고 CS4로 내가 응시한 CS6과 다른 버전의 책이었는데 전혀 상관없었음

블로그에 이 책이 후기가 많아서 구매했는데, 중고나라에서 사는 게 훨씬 쌉니다..^^

중고 매물도 많고, 책에 '2019'시나공 이런 식으로 연도가 붙어있는데 크게 상관없는 느낌.

완전 오래된 책이 아니라면 괜찮을 것 같음

 구매 인증! 광고 절대 아님

 

3. BUT 시나공으로 공부하고 끝내면 안 된다.

기출은 다른 차원임.  시나공에 있는 기출문제보다 체감 난이도 1.7배는 되는것 같았음.

자격증에서 요구하는 기능이 익숙하신 분들은 책 안사고 바로 기출풀이로 넘어가도 충분.

기출은 요기 -https://license.kpc.or.kr/nasec/cmm/board/kpcBoard.do?bbsId=BBSMSTR_000000000107

 

4.  2주만에 공부 충분히 가능

겁나 맘 졸였는데 완전 가능. 4일 남은 시점에서 실력이 확 늘더라. 

다만 기출 위주로 하면 더 빨리도 가능할듯, 책 너무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됩니당

 

5. 소요 시간은 마음먹은 만큼.

빨리 할 생각으로 조급하게 하면 시간 남음. 1mm 까지 붙잡고 있으면 40분 오버함.

평소 디자인하는 성격대로 1mm까지 자로 재니까 시간 너무 잘가요..^^ 오차범위 50mm 이상만 안벗어나면 됨.

 

 

여기서부터 시험장에서 유용한 팁!

6. 일찍 도착해봤자 할게 없다.

시험장 일찍 도착해도 다른 교실에서 대기하기 때문.

나는 유독 어려웠던 기출 들고가서 이건 이렇게 푸는거였지 하고 복기하는 정도.

 

7. 시험장 입장하면 해야 할 것?

포토샵 키셋 초기화 - 안내선 만들기 - 문양 all로 불러오고 라지 썸네일 -한글 폰트 한글로 읽기 설정

해도 시간 남으면

문양, 패스, 글자 입력 해보기

까지 해도 나는 시간 남았음. 시험장마다 다를 수 있음.

 

8. 키 초기화, 안내선, 문제지 줄긋기

문제지에 줄 긋고 안긋고가 30분 차이남 별거 아닌것같아도 반드시 해야하는 것..!!!★★★★★

시험 일주일 전까지도 계속 40분씩 오버해서 이건 뭐된거다. 재시험 각이다 하고 진지하게 다음달 시험 응시 고려했으나 문제지에 줄긋기 시작하면서 훨-씬 빨라짐

 

9. 중간 중간 전송 꼭하기

나는 1번 문제 전송 후 나머지 2, 3, 4번 한 번에 전송 했음

+) 다 보내고 3번 문제 문양 배치가 잘못된 것을 알았지만..돌이킬 수 없는 강^^ 시간은 8분 남았는데ㅋㅋㅋ

 

10. 준비물?

자는 30cm 가져갔는데 15cm도 나쁘진 않을듯.

샤프, 신분증, 교통카드도 가져갔음

 

11. 청담고등학교 시험장 후기

중고등학교가 붙어있는데 시험장이 있는 건물은 따로 IT어쩌구 하면서 지어져있음. 입구에서 찾아가는 길이 복잡하나 사람들 따라가면 됩니다!^^

문 바로 앞자리라 감독관 왔다갔다 거리는거 너무 신경쓰였으나 통과했으니 괜찮다ㅎ

 

추가,

12. 이 자격증의 중요도?

공부하면서 느낀 건 '이거 할 줄 알면 어디 가서 포토샵 못한다는 소리는 안 하겠다^^' 딱 이 정도.

이걸 딴다고 뭐 마스터로 인정할 정도는 아님. 진짜 시간 싸움인 시험이기 때문

 

너무 오랜만에 딴 자격증이라 걱정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3일 전부터는 긴장이 다 풀려있을 만큼 어렵지 않은 시험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와 병행하면서 딸 수 있을 정도였어요.

다들 꼭 합격하시고, 떨어지더라도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자격증이 나를 다 증명하진 않으니까요 :)

  나는 기억력이 나쁘다. 뭔가를 기억하는 게 아주 피곤할 정도인데, 다만 흐름이 있는 것은 잘 기억한다. 이야기, 역사 같은 부류들 말이다. 이름자가 그 사람과 무슨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사람의 이름은 가장 외기가 어렵다. 몇 해를 친하게 지낸 사람의 이름도 종종 더듬거리고 만다. 놀라운 사실은, 그런 내가 이 책을 작가님의 이름 덕에 읽게 되었다는 것이다.

  정세랑 작가님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두 개의 팟캐스트에서 만났다. ‘영혼의 노숙자서늘한 마음 썰인데, 바탕은 비슷해도 색채가 다른 곳이다. ‘영혼의 노숙자는 불편하지 않은 웃음을, ‘서늘한 마음썰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속내를 말하는 곳이다. 두 곳 모두에서 작가님은 본연의 색을 유지한 느낌이었다. 작가님 특유의 어조가 좋았다. 처음에는 툭, 빠르게 말을 열고 중간에 급작스럽게 느려지는 말투. 마치 엄마의 표정을 살피는 아이 같은 말투라 듣는 내내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는 담백하고 조심스럽지만 명확하게 느껴졌고, 그가 말하는 작품 역시 그런 느낌이었기에 그의 글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도서관에서 정세랑 작가님의 책을 찾을 때 놀란 것은, 이미 많은 책이 대출 중이고 예약까지 가득 차 있었다는 점이다. 문단 내 성폭력에 목소리를 높이는 도덕적인 작가님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인지, 그저 작품 자체가 좋아서인지 호기심이 들었다. 어렵사리 남은 몇 개의 책을 빌려왔는데, 가장 먼저 꺼내 든 것은 <옥상에서 만나요>라는 작품이다. 책의 내용은 그를 글로 풀어낸 듯 했다. 가장 좋았던 작품은 해피 쿠키 이어이혼 세일이었는데 담담하지만 목적지가 확실한 문체와 신선한 발상이 섞여 재미있었다. 중동에서 온 의대생이 사고로 귀의 일부를 잃고, 없어진 귀가 과자로 재생되는 이야기. 오래 된 친구들에게 이혼으로 쓸모 없어진 물건을 판매하는, 학창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늘 유행을 이끌던 여자의 이야기. 굳이 다른 작가와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에 우유를 잔뜩 넣고 머그컵에 담아 오후즘에 홀짝이는 느낌이었다. 일상적이지만 비일상적인 묘한 매력이 있다. 나는 그걸 판타지라 말하기보다 일상의 소소한 기적으로 묘사하고 싶다. 그의 글은 까끌거리는 부분이 없어 부드러웠고, 너무 조심스러워 재미를 잃지도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SNS에서 정세랑 작가님의 팬을 자처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면에서 그에게 매료되었을까 궁금했다. 나는 그의 수많은 작품 중 이제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바로 짐작이 가능했다. 초반부터 독자를 휘어잡는 강렬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흐릿한 작품도 아니다. 묘사하자면 철사가 든 굵은 연노랑 털실이라고 말하겠다. 따뜻하고 부드럽지만, 심지가 있다.

  원래 내가 책을 고를 때는 아주 많은 실패가 필요하다. 평론가의 글도, 지인의 추천도, 베스트 셀러 순위도 내게는 영 시큰둥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SNS에 간혹 보이는 진심 어린 감탄의 문장들, 표지 뒷면에 있는 한두문단의 글이 나를 읽게 만든다. - 잠시 논지를 벗어나자면 그런 이유에서 요즘 출판계에 불만이 많은데, 내가 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뒤표지에 글을 실은 책이 많았다. 아니면 하다못해 한두문장의 카피라도 있었는데, 요즘은 표지에 제목과 저자 말고는 아무런 정보가 없는 책들이 꽤 많다. 나는 시간이 많아 모든 책을 훑어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닌데.. 아무 데나 펼쳐 그 부분만 읽고 고르기에는 내가 읽은 부분이 핵심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뒤표지에 적힌 글이야말로 책을 통과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별다른 설명이 없는 책은 찝찝한 기분으로 내려놓게 된다. 그런 면에서도 <옥상에서 만나요>는 만족스러웠다. – 뒷표지에 거창한 카피 대신 이언희 감독님의 평이 실려있다. 책을 읽고 나니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정세랑의 다정함’이 한 번에 이해되었다. 마음은 고맙지만 부담스럽지도, 제 딴엔 다정이라지만 외롭지도 않은 다정함. 언뜻 보면 무감한 행동에 깊숙이 베여있는 다정함. 내가 가지고 싶어 하는 다정함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늘 열의가 넘쳐흐르는 만화 주인공보다 늘 웃기만 하다가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정보를 주는, 이리저리 뛰는 주인공 뒤에서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 인물을 좋아했다. 늘 그런 사람이 되고자 부던히도 노력했다. <옥상에서 만나요>에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묘하게 시선을 끄는 다정한 재미. 기실 그게 가장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앞으로도 그와 그의 작품을, 털실 속에 숨겨진 철사를 응원하겠다. 정말 그녀가 문화부 장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기백과 깊이가 있는 사람이다.

P.S. 사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문단 내 심각한 불평등을 직면하기위해 등단을 결심하고, 등단을 해낸 점에서 이미 매혹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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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은 많은 쇼를 가지는 않았다..체력이 저질이었기 때문..

이번 듀이듀이의 컨셉은 사진에서도 보이듯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이다. 워낙 점묘화로 유명하기도 했고, 따뜻한 색감의 작품이니 만큼 전년 컬렉션과 비슷하되 좀 더 노란계열 색채의 옷들이 나오리라 예상했다. 

늦게 도착해 거의 마지막에 들어왔는데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시작은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영상화 해 보여주었다. 


컬렉션 중 인상적인 쇼피스- ( 눌러보면 그나마 나은 화질로 볼 수 있다.)

가장 관심있게 본 작품은 위 두점이다.  5년 전 한국에서 유행하던 하운드 투스 체크가 팝하게 돌아왔다. 주름, 언발란스, 볼캡, 빛나는 패치와 민트 핑크 조합의 하운드투스 패턴이라니. 이렇게 글로 나열하면 과할 수 있으나 실제로 보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캡의 디자인은 아쉬웠으나 쇼 내내 시선을 사로잡은 넓은 통의 웨스턴풍 부츠 아름다웠다. 통이 넓어지며 좁아진 앞코의 면적이 귀엽게 다가오다니, 듀이듀이 다웠다. 개인적으로 듀이듀이는 사랑스럽고 유니크한 분위기를 가진 브랜드라 생각하는데, 18년도보다 덜 사랑스러워지고 독특해졌다. 과감한 색감과 조합이 누구나 소화할 옷은 아니었지만 어디서나 쉽게 만나볼 디자인은 아니였던 셈이다. 전년의 컬렉션과 비교하자면 대중성을 잠시 내려놓고 브랜드가 가야할 길을 확정지어가는 시기라는 느낌이 들었던 컬렉션이다.

피날레 워킹 동영상-


 전체적으로 3가지, 많이보자면 4가지로 구분 가능한 컬렉션이었다. 쨍한 색감과 강한 배치가 쏟아져 나오던 부분, 중세에 이불을 두르고 복도를 걷는 모양새의 퀼팅룩, 본격적으로 중세풍의 간단한 드레스.. 굳이 말을 더하자면 하운드투스체크 패턴을 따로 구분할 수 있겠다. 

 W보다는 F에 적합한 옷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옷 자체는 퀄리티가 만족스럽고 지루하지 않았다. 다만 애초 강조하던 쉴라의 작품과 연관짓기는 다소 어렵지 않았나 싶다. 물론 후반부에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자체를 패턴화한 작품이 몇 나왔으나, 컬렉션 전체를 설명하기엔 쉴라의 작품보다는 더 강렬한 작품이 맞지 않았을까. 어렵게나마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와 연관시키자면 작품 자체를 한눈에 봤을 때 느끼는 풍부함, 다채로움 정도와 연관이 있겠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남성복에도 풍부한 주름, 언발란스와 색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성 디자이너의 탁월한 감각이 남성복에서 더 부각되는 느낌이었고,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또 사진에는 없지만 레이스로 만든 캉캉스커트를 반 잘라놓은 모양새의 하의를 청바지 위에 끈으로 묶어 레이어드 한 룩이 있었는데 내가 가장 구매욕이 불탄 아이템이다. 당신이 만약 딱 하나의 아이템으로 듀이듀이가 되고자 할 때, 가장 적합할 제품일 것이다.

 브랜드를 평가할 때 상업성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그런면에서 듀이듀이는 합리적인 가격, 좋은 품질과 유니크까지 세마리 토끼를 잡는 몇 안되는 국내 브랜드 중 하나이다. (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좀처럼 보기 힘든게 사실이다. ) 다만 이번에는 작품성에 무게를 싣기로 생각했다면, 조금 더 적은 단어로 설명가능한 컬렉션을 만드는게 좋았을 것 같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해 다소 분산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전망이 탁월한 브랜드이기에 우리가 실망하기는 너무 이르다. 또 솔직히 구매자로써는 이번 컬렉션에서 살 만한 옷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 면에선 성공이라 할 수 있겠지? :)

결론적으로 한마디로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들었으나 아쉬운 점이 있는 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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